일요신문, 2014.11.28 원문보기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중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고, 알파고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정보영재를 배출하면서 정보올림피아드와 알고리즘 교육 방면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동규 한컴에듀케이션 대표를 만나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련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Q.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러한 관심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A. 알파고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의 대 변혁이 불가피함을 인식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Q.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A. 현재 많은 인기 직업들이 앞으로 알파고와 같은 소프트웨어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 결국 알파고를 운영하기 위한 수많은 소프트웨어 인력이 일자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금 더 심각하게 얘기하자면 한 국가의 운명도 결국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봅니다.
Q. 김동규 대표님께서는 현재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로도 재직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학교에서는 어떤 교육을 맡고 계신지요?
A. 최근에는 문과 학생들도 소프트웨어를 필수로 이수하게 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주로 문과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께서 운영하는 한글과컴퓨터 학원에서는 올해도 대상 송준혁군을 비롯해 약 70명에 달하는 전국대회 입상자를 배출하셨는데 매년 대상을 포함해서 그렇게 많은 학생들을 입상시키는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A. (웃으면서) 비결이 뭐가 있겠어요? 그냥 우수한 학생들이 우리 학원에 모이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거겠지요. 굳이 찾자면 10여년 넘게 손발을 맞춰오면서 저와 함께 오직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교육에만 전념해온 인적라인이 원동력이 될 수 있겠지요.
Q. 요즘 소프트웨어 의무교육이 확정되면서 강남에선 몇백만원짜리 코딩유학도 생기고 있다고 하던데 초중학생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조언을 주신다면?
A. 소프트웨어 교육의 핵심은 컴퓨팅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지 코딩 기술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단기간 학습이나 유학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소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저학년이라면 스크래치나 엔트리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일단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해서 스스로 무언가 개발하면서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고학년이라면 C언어나 파이썬 프로그램의 간단한 문법을 익히면서 학습이나 일상의 문제들을 간단하게 코딩해 보면서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접근하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이 많이 선정되다 보니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이 대폭 확대되고 있는데 그 실태와 이러한 전형을 대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현재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은 카이스트,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등 14개 대학이 선정되어 있고 내년에 다시 6개 대학이 추가로 선정될 예정입니다. 이 대학들에서 2018년에 소프트웨어 특기자로 선발하는 인원만도 300명이 훨씬 넘는 규모입니다. 특기자 선발 기준은 학교마다 약간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일단 문제해결력을 기본으로 확실하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할 것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실시하는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입상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 밖에도 올해 신설된 ‘고등학생 알고리즘 경진대회’나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 대회’ 등에서 성적을 거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타 자신이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나 관련된 동아리 활동, 연구실적등이 있다면 충분히 어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말씀하지만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강국일 뿐 소프트웨어는 약소국에 불과합니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간성의 상실을 염려하는 분들도 많지만 알파고는 분명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가장 뜨거운 이슈입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곧 국가간의 우위를 가르는 척도가 될 것인 바, 다소 늦기는 했지만 반짝하는 열기가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그러한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발 빠른 정책과 교육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합니다.